코타키나발루에 처음 왔을 때는 오토바이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접했던 동남아의 도로 풍경이 머릿속에 있었고, 오토바이가 도로를 가득 채우고 그 사이로 자동차가 다니는 모습을 어느 정도 예상했습니다.
직접 와서 본 코타키나발루는 조금 달랐습니다.
오토바이도 물론 있지만 생각보다 자동차가 훨씬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통계청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코타키나발루 가구의 자동차 보유율은 89.8%, 오토바이·스쿠터 보유율은 51.2%였습니다. 한 가구가 둘 다 소유할 수도 있기 때문에 도로 위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비율을 뜻하는 숫자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참고가 될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 Jalan Tun Fuad Stephens의 코타키나발루 도로 풍경 |
처음 운전할 때는 진짜 역주행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반대로 차량이 도로 왼쪽으로 주행하고,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물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운전대를 잡으니 다른 문제더라고요.
처음 운전할 때 긴장하고 머릿속에서 강제로 인식을 해서 그런지 앞차를 보면서 잘 주행을 했습니다.
물론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적응하는 데 힘들지 않았습니다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긴장이 풀리는 순간 한국에서 하던 습관이 나와버려 아예 반대 차선으로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역주행이었습니다.
다행히 바로 알아차렸지만 꽤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깜빡이를 켜려다가 와이퍼를 움직이는 일도 여러 번 있었고, 이 부분은 한국에서 운전을 하면서도 반복되는 일입니다.
지금은 왼쪽으로 운전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처음에는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어색했습니다.
| Proton 차량의 오른쪽 운전석 |
일본차가 많고 픽업트럭도 유난히 눈에 띕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운전하면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일본차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Toyota, Honda, Isuzu, Mitsubishi 같은 브랜드를 정말 자주 만납니다.
물론 말레이시아에는 Perodua와 Proton 같은 현지 자동차 브랜드도 있습니다. Perodua는 1993년에 설립됐고, Proton은 말레이시아의 국가 자동차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픽업트럭이 정말 많다는 겁니다.
태국에 여행 갔을 때도 느꼈지만,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픽업 트럭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Hilux, D-Max, Triton, Ranger 같은 픽업트럭이 코타키나발루에서는 전혀 특별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픽업트럭을 자주 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것도 꽤 낯설었습니다.
사바에서 픽업트럭이 많이 다니는 정확한 이유는 나중에 따로 한 번 조사해서 써볼 생각입니다.
도로 환경 때문인지, 장거리 이동이나 업무용 수요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까지 확인하지 않고 적당히 이유를 붙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 말레이시아 Isuzu D-Max |
자동차 론은 9년까지 가능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자동차 금융을 처음 접했을 때 놀랐던 부분도 있습니다.
기간이 상당히 깁니다.
현재 CIMB의 일반 자동차 Hire Purchase 상품은 상환기간을 최대 9년까지 제공하고, 금융 비율도 최대 90%까지 가능합니다. 실제 승인 조건은 신청자에 따라 달라집니다.
9년이면 꽤 긴 기간입니다.
이런 장기 금융이 자동차 구입 초기 부담을 낮춰주는 요소 중 하나인 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코타키나발루에 차가 많은 이유를 단순히 9년 론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직접 살아보면 차가 필요한 상황 자체가 많습니다.
정작 외국인인 저는 자동차 론을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차를 구입할 당시 현지 은행계좌가 없어서 새 차를 현금으로 구입했습니다.
큰 금액을 실제 현금으로 준비해서 차를 산 건 처음이었습니다.
현금으로 준비한 돈은 꽤 무거웠습니다.
그래도 차를 구입할 수 있어서 생활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있으면 자동차가 더 필요해집니다
제가 코타키나발루에서 자동차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낀 건 장을 볼 때가 아니었습니다.
아이 학교였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수업이 끝날 때 다시 데리러 가는 픽드랍이 일상입니다.
이게 매일 반복됩니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알아서 통학을 하지만, 여기는 부모가 보통 픽드랍을 책임집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가족과 장기간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의 필요성이 훨씬 커졌습니다.
그렇다고 코타키나발루에 오는 모든 사람에게 차가 꼭 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Grab이 잘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택시도 있지만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할 수 있는 Grab은 여행을 왔거나 잠시 머무는 정도라면 오히려 Grab을 이용하는 게 편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저렴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학교, 출퇴근, 장보기 같은 일정이 매일 반복되는 장기 거주자가 되면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가게를 운영하면 주차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자동차 중심의 생활은 사업을 할 때도 영향을 줍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가게 자리를 알아볼 때 저는 주차 가능 여부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손님들도 주차에 민감합니다.
특히 카페처럼 잠깐 방문하는 업종은 더 그렇습니다.
주차장이 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우리 가게가 있는 쇼핑몰도 주차는 가능하지만 주차요금이 부담스럽습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온 고객 입장에서는 커피값에 주차비가 추가되는 셈입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게 위치를 결정할 때 임대료나 매장 크기뿐 아니라 주차가 편한지,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주차비가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따지게 됩니다.
언제나 차를 타고 다니는 코타키나발루에서 직접 장사를 시작한 뒤 더 크게 느끼게 된 부분입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한 번 막히면 정말 막힙니다
자동차가 많은 만큼 교통체증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코타키나발루에서 운전하는 게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라마단이나 큰 행사가 있는 날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때가 있어요.
차가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막히기도 합니다.
평소에 제가 특히 자주 체감하는 곳 중 하나는 탄중아루 해변 근처입니다.
탄중아루는 해가 질 무렵 사람들이 몰리는 곳입니다.
여행객에게는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지만 그 주변 도로를 지나가야 하는 사람에게는 별로 반갑지 않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 코타키나발루의 실제 교통 체증 |
| 탄중아루 선셋 |
사진 출처
- Jalan Tun Fuad Stephens 도로 풍경: Bahnfrend / Wikimedia Commons 원본 / CC BY-SA 4.0
- Proton 차량 내부: AIMHO'S REBELLION 8490s / Wikimedia Commons 원본 / CC BY-SA 4.0
- Isuzu D-Max: Bindydad123 / Wikimedia Commons 원본 / CC BY-SA 4.0
- 코타키나발루 교통 체증: Ahmad Ali Karim / Wikimedia Commons 원본 / CC0
- 탄중아루 선셋: Choi2451 / Wikimedia Commons 원본 / CC0
사진은 블로그 표시 크기만 조정했으며 내용 편집은 하지 않았습니다.
자료 확인
제도와 통계는 변경될 수 있어 2026년 10월 6일 기준 공식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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