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스파 인테리어에 2억원이 들었던 이유

마사지샵 창업비용을 검색하면 평당 얼마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평당 100만 원이면 가능한지, 150만 원이면 충분한지 묻는 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스파를 만들면서 느낀 것은 마사지샵 인테리어 비용을 평당 단가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100평이라도 관리실 안에 무엇을 설치하는지, 급수와 배수를 어디까지 연결하는지, 냉난방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는지에 따라 공사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운영하는 아이레스파는 2018년 10월경 공사를 시작했고 약 1개월 반이 걸렸습니다. 

면적은 약 98평으로, 편의상 100평 정도라고 이야기합니다. 당시 인테리어 공사비는 부가세를 포함해 약 2억 원이었습니다. 철거비와 베드 같은 집기는 포함되지 않은 금액입니다. 

처음부터 보통의 마사지샵보다는 관리룸마다 독립적인 시설을 갖춘 스파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공사의 범위가 컸습니다.

방마다 샤워실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레스파는 각 관리실에 샤워실이 있습니다. 커플실에는 두 사람이 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샤워 시설을 두 개 설치했습니다.

샤워실 하나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수전과 샤워기만 설치하면 되는 일은 아닙니다. 각 방까지 수도와 배수관이 들어가야 하고, 방수와 타일 공사도 필요합니다. 세면볼과 수전도 객실마다 설치했습니다.

수전과 세면볼은 모두 아메리칸스탠다드 제품으로 통일했습니다.

제품 가격도 비용에 영향을 줬지만, 더 큰 문제는 많은 객실에 급수와 배수 시설을 각각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연히 배수관은 거미줄처럼 엮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안 그러면 외벽을 따라 돌려야 하는데, 시작점과 마지막 메인 배관과 연결되는 장소가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구배도 높아질 수밖에 없고, 역류현상이 생길 위험이 있습니다. 

배관을 숨기기 위해 바닥 전체를 올렸습니다

샤워실 앞에 높은 단이 생기는 구조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건물 바닥 안으로 필요한 배관을 모두 넣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샵의 중앙에 헤드스파 시설을 넣었기 때문에 배관이 가운데로 지나가야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결국 바닥에 경량콘크리트를 타설해 전체 단을 올렸습니다. 그 안으로 배수관과 수도관, 전기 설비를 지나가게 했습니다. 공사하는날 레미콘차가 와서 2층으로 콘크리트를 올리는 작업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매장앞 작은 도로가 통제되었고, 크고작은 문제를 해결하느라 잠시도 쉴틈없이 움직여야 했습니다.

완공된 뒤에는 보이지 않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 부분입니다.

인테리어 비용을 이야기할 때는 대리석이나 조명, 벽 마감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공사에서는 완공 후 보이지 않는 배관과 전기, 방수 같은 기초 설비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갑니다.

특히 샤워실이 여러 개라면 이 부분을 단순히 평당 공사비에 포함해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히노끼로 마감한 월풀 스파배스도 설치했습니다

스파배스가 있는 공간에는 월풀 욕조를 설치하고 히노끼로 마감했습니다.

욕조만 가져다 놓는다고 끝나는 공사가 아니었습니다. 물을 받아야 하니 급수 설비가 필요하고, 사용한 물을 빼기 위한 배수도 필요합니다. 습기가 많은 공간이기 때문에 방수와 마감도 함께 고려해야 했습니다.

방수의 경우 며칠에 걸쳐서 방수액을 바르고 말리고 또 발랐습니다. 

이런 시설은 일반적인 마사지 관리실에는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평수만 같은 다른 업장의 인테리어 비용과 비교하면 실제 공사 범위의 차이가 빠지게 됩니다.

냉난방기도 각 공간에 따로 설치했습니다

관리실마다 냉온풍기를 설치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복도와 로비, 대기실, 직원 공간과 제 방에도 냉방 설비가 필요했습니다. 약 100평의 공간을 하나의 냉난방기로 관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설치해야 할 기기 수가 많았습니다.

실외기 문제는 골치 아팠습니다. 건물에서 세입자에게 기본으로 제공되는 에어컨의 실외기는 옥상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제가 직접 설치하는 에어컨 실외기의 양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전부 옥상으로 올릴 수도 없었고 공간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실외기를 설치할 공간을 선정하는 데도 건물 측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물 외관에 실외기들이 줄줄이 설치되면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건물 후면에 설치 할 수밖에 없었고, 이 작업은 위험하면서도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부분 또한 비용 상승을 가져올수밖에 없었습니다. 

가구는 공간에 맞춰 전부 제작했습니다

가구는 호텔에 납품하는 업체를 선정해 제작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가구를 구입해서 배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공간에 맞춰 바닥부터 천장까지 빈틈없이 들어가도록 제작했습니다.

기성 가구는 상대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공간에 정확히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맞춤가구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제작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저의 경우는 한쪽 벽면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바닥부터 천정까지 빈틈없이 가구를 만들고 싶었고, 다행히 가능했습니다.

객실 수가 많고 로비와 대기실, 직원 공간까지 가구가 필요하다 보니 전체 인테리어 비용에서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았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않던 직원들의 캐비닛 조차 숫자가 많아지니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금액이 되었습니다.

2억 원에 베드와 집기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약 2억 원이라는 금액에는 마사지 베드와 영업에 필요한 각종 집기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베드 비용만 해도 1,000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여기에 실제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과 장비를 더하면 전체 창업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마사지샵 창업비용을 계산할 때 흔히 놓치는 부분입니다.

인테리어 견적을 창업비용 전체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철거비, 임대보증금, 베드와 장비, 세탁 관련 설비, 초도 물품, 간판, 각종 비품을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저 역시 당시 인테리어에 들어간 돈은 2억 원이었지만, 실제로 샵을 오픈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쓰였습니다. 

지금 다시 공사한다면 얼마가 들까

2018년 10월 당시 약 2억 원이 들어갔으니, 지금도 같은 비용으로 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당시 2억 원은 현재 약 2억 원 후반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평균적인 재료비와 노무비 등의 변화를 적용한 계산일 뿐입니다.

아이레스파처럼 객실마다 샤워실과 개별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바닥 안으로 급배수와 전기 설비를 넣고, 히노끼 월풀과 맞춤가구까지 같은 사양으로 다시 공사한다면 현재는 약 3억 원에서 4억 원대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 금액은 현재 동일한 조건으로 업체에서 견적을 받은 결과가 아닙니다. 공사비지수와 공개된 상업공간 시공 단가를 바탕으로 추정한 범위입니다.

건물의 기존 상태, 객실 수, 자재 등급, 방수와 배관의 난이도에 따라 실제 견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사지샵 인테리어는 평당 가격만 예상하면 안 됩니다

약 100평에 2억 원이 들었다고 하면 당시 기준으로 평당 약 2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만 보면 중요한 내용이 빠집니다.

샤워실이 없는 일반 관리실과 모든 방에 샤워실이 있는 스파는 같은 평당 가격으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기성 가구를 사용하는 매장과 전체 가구를 맞춤 제작한 공간도 다릅니다. 냉난방기 한두 대를 사용하는 곳과 각 객실에 따로 설치한 곳 역시 공사 범위가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마사지샵을 창업하려는 사람이라면 먼저 평당 가격을 묻기보다는 자신이 만들려는 공간에 어떤 시설이 필요한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샤워실은 몇 개가 필요한지, 배관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지, 객실별 냉난방이 필요한지, 맞춤가구를 얼마나 제작할 것인지에 따라 예산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벽체만 해도 흡음재를 어떻게 쓸거며, 석고보드는 어떻게 얼마나 붙일것이며 마감은 어떤 재료로 할 것인지 이런 세세한 하나하나가 인테리어 비용에 반영이 됩니다.

그래서 "마사지샵의 인테리어는 평균적으로 평당 얼마다" 라는 말은 의미가 없습니다.

예산안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할 건지 어떤 부분을 포기할 것인지 사업자는 냉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인테리어는 외관보다 설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인테리어는 완성된 뒤 눈에 보이는 디자인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파를 운영해 보면 바닥 아래에 숨은 배관과 전기, 방수, 냉난방 같은 설비가 더 오랫동안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대부분 이런 부분입니다.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고질적인 곰팡이의 습격에 항상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건물의 급수와 배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샤워실을 몇 개까지 설치할 수 있는지, 필요한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레스파 인테리어에 약 2억 원이 들어간 이유도 화려한 외관을 보이기 위해서 만은 아니었습니다.

한정된 예산에서 저는 과감하게 외관의 아름다움보다는 기본 설비에 포커스를 두고 공사를 했습니다.

물론 가끔 외관이 화려한 샵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저도 예산이 더 넉넉했다면 분명 카운터, 로비에 더 좋은 자재와 화려한 인테리어로 꾸몄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후 돌이켜보면 100평에 가까운 공간에 여러 개의 독립된 관리실을 만들고, 방마다 샤워와 냉난방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관 보다는 기본에 충실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큰 문제 없이 잘 버티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리모델링이 필요 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인테리어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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