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시작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업을 시작할때 보통 두가지 선택을 하게 됩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 입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 규모나 사업자의 목적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되는데, 보통 스파,마사지업종이나 카페, 요식업은 대부분 개인사업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개인사업자는 매출이 크지 않고 소규모 창업에 적합합니다. 회계도 단순하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설립비용도 법인사업자에 비해 거의 지출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법인사업자는 회사 설립도 복잡하고 회계상 신경써야 할 부분도 개인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만 반면에 대외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투자유치 및 대출등 자금조달에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개인사업자로 시작을 했고, 어느정도 매출이 나오면서 법인전환을 고민하는 시점이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회사법은 한국에서 사업할때 하고는 많이 달랐습니다.
한국인은 말레이시아에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인은 외국인 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외국인이 개인사업자(Sole Proprietorship 또는 Enterprise)를 등록할 수 없습니다.
개인사업자는 말레이시아 국민이나 영주권자(PR)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직접 사업을 하려면 대부분 Sdn. Bhd.(Sendirian Berhad) 형태의 법인을 설립하거나 기존 법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작은 카페를 하나 오픈하려는 왜 이렇게까지 복잡하고 거창하게 법인까지 설립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법인을 운영해 보니 직원 채용, 은행 계좌 개설, Employment Pass 신청, 각종 라이선스 취득까지 대부분의 절차가 법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용어도 낯설고 어려워서 처음에 상담받을때는 정말 어려웠고, 준비하는 동안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회사법은 영국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역사 때문에 지금도 법체계 전반에 영국식 Common Law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회사 운영 방식도 예외는 아닙니다.
말레이시아 회사법은 현재 Companies Act 2016(Act 777)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다만 실제 절차는 이후 개정법과 SSM의 지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회사 관련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Director, Shareholder, Resolution, Company Secretary 같은 용어가 계속 등장합니다.
한국에서 법인사업자를 경험하지 못한 제 입장에서 한글로도 생소한 단어들을 영어로 보니까 너무 낯설었지만, 어느 정도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혹은 회사를 다니면서 접했던 용어들이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회사원 시절에 관리부서에서 일을 했기때문에 그 때의 경험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가장 낯설었던 존재는 Company Secretary였습니다.
처음 말레이시아에서 법인을 준비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Company Secretary라는 존재였습니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는 말 그대로 비서 한명을 회사에 채용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하는 전문직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Company Secretary는 단순히 서류를 대신 작성해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시작해서 회사가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절차를 관리하고, SSM 신고와 각종 법정 서류를 준비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법인을 인수한 이후에도 Director 변경, Shareholder 변경, 회사 주소 변경 등 중요한 사항이 발생할 때마다 Company Secretary를 통해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신고를 진행했습니다.
예를들어 저처럼 법인을 인수했을경우, 명의변경에 대한 수많은 서류 작업을 해야하는데 이런 업무를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Company Secretary 입니다.
Company Secretary 선임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였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Sdn. Bhd.를 운영하는 회사는 법적으로 Company Secretary를 두어야 합니다.
회사 설립 후 30일 이내에 자격을 갖춘 Company Secretary를 선임해야 하며, 중간에 사임하거나 변경되는 경우에도 장기간 공석으로 둘 수 없습니다.
사실 Compay Secretary로 부터 갑자기 연락이 오면 지금도 걱정되는 마음으로 연락을 받습니다.
항상 무엇인가 필요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연락이기 때문에 지금도 긴장됩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Company Secretary는 한국의 법무사와 회계사의 일부업무를 담당하는 외부전문가 정도의 느낌입니다.
법인을 만들었다고 바로 영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법인만 있다고 카페를 바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제 카페가 위치한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 관할 Dewan Bandaraya Kota Kinabalu (DBKK)에서 발급하는 여러 허가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Business Licence와 Restaurant Licence를 받아야 했고, 간판을 설치하기 위한 절차도 별도로 진행했습니다.
외부 간판에도 상호명 아래나 위에 법인등록번호가 꼭 기재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이 부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서 외부간판에 상호명만 기재했는데, 어느날 우리 매장에 방문한 Company Secretary가 알려줘서 바로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건 인테리어 업자가 수많은 공사경험을 가지고 있었을텐데 간판공사 할때 이부분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어서 추가로 보완을 했다는 점입니다.
업종과 지역에 따라 필요한 허가가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운영하는 카페는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놀랐던 점은 이 허가들이 한 번 받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매년 갱신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갱신할 때마다 적지않은 비용도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창업비만 계산했는데, 운영을 시작하고 보니 이런 라이선스 갱신 비용도 매년 반복되는 운영비였습니다.
법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SSM에 회사를 등록하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년 Annual Return을 제출해야 하고, 재무제표 제출 등 Companies Act 2016에 따른 법적 의무도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모든게 운영비 입니다.
한국에서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하면서 사업자등록만 하면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법인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과 라이선스 갱신 비용이 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계속 발생 됩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