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3박4일 여행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2019년 말 우리 가족들은 저를 제외하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라는 휴양지에서 그 당시에 유행하던 한달살이를 하러 갔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해야하는 저는 한달 일정중 마지막 3박4일만 합류 후 함께 귀국하는 일정을 세웠습니다.
휴양지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저에게 말레이시아, 특히 코타키나발루라는 도시는 낯설고 이질적이고 저는 그냥 한명의 관광객에 불과했습니다.
귀국전날 마지막밤에 이마고 쇼핑몰 스타벅스 야외 벤치에서 커피 한잔을 하던 도중 별 생각없이 풍경을 보다가 아내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여기서 한번 살아 보면 어떨까?"
정말 가볍게 던진 한마디 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한마디가 제 인생을 바꾸는 시작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해외에서 사업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많은 주변 분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서 간 것 아니냐." 고 생각하시는데 전혀 아닙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 교육이었습니다.
당시 계획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아이들과 아내는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고, 저는 한국에서 스파를 계속 운영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오가는 생활을 하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기러기 아빠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때만 해도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할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모든 것을 바꿔 버렸습니다.
한달가량을 바쁘게 준비후 설레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으로 말레이시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 학교도 입학을 시키고 집,차등 준비도 할겸 저는 딱 10일만 체류후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 당시 저는 한국의 사업이 더 중요해서 말레이시아에 오랜시간 머무를 계획은 아예 없었습니다.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가고 있던 중 코로나 바이러스가 갑자기 전세계에 창궐하면서 하늘길이 막혀버립니다.
10일간 체류할 계획으로 온 저는 졸지에 발이 묶여 3개월을 머무르게 됩니다.
간신히 교민들이 힘을모아 전세기를 동원하여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기약없이 말레이시아로 돌아갈 날만 기다렸지만 그날은 빨리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의 가족은 말레이시아 생활을 깨끗이 포기하고 한국에서 학업을 이어가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어차피 돌아갈 수 없다면 빨리 미련을 버리고 본업에 더 집중하자는 생각에 샵을 크게 확장 하였고 그렇게 한국에서 생활을 계속 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첫째가
"나 꼭 말레이시아 다시 가고 싶다"
이 한마디에 다시 인생의 방향은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기러기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의 그 간절한 한마디를 차마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제 안에도 미련이 남아있었나 봅니다.
사실 저는 추위를 진저리치게 싫어하는 체질입니다.
겨울만 되면 뼛속까지 시려오는 한국의 추위를 피해, 사계절이 없이 항상 더운 말레이시아에서 겨울을 보내고 싶다는 사심도 컸습니다.
다행히 한국 스파 사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시스템만 잘 짜두면 일정 기간정도는 '오토'로 돌아간다는 점이었습니다.
믿을 수 있는 원장과 부원장에게 매장을 전적으로 맡겨두고, 저는 매년 겨울내내 코타키나발루에서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그냥 핑계가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더운 나라에서 긴 겨울을 보내다 보니 너무나 좋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말레이시아를 찾는 횟수와 체류 기간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1년, 2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저의 모습을 보니 "너무 한량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저절도 들 정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 많았습니다.
해외의 휴양 도시에서 아무 목적도 없이 그저 '한량'처럼 유유자적 시간만 때우고 있는 제 자신이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던 겁니다.
어차피 계속 내가 여기에 체류할 생각이면 아이들 대학갈때 도움이 되게 3년특례 자격이라도 만들어 주자는 생각에 다시 한번 또 인생의 방향을 바꿀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렇게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업종을 고민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해왔고 가장 잘하는 일은 당연히 스파 운영입니다.
휴양도시이고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을 대상으로도 어느정도 손님을 끌어올 자신도 있었습니다.
한국 사업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기획하고 연계시키면 결과가 좋게 나올거라는 이상한 자신감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예상치 못한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알아보는중에 저는 스파 마사지업종으로 체류 비자를 받는 다는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계획이 바뀝니다.
제가 가장 자신있고 잘하는 분야인 스파사업 대신 한번도 해본적 없는 카페를 창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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