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서울 강남이어야 했을까?

 

저는 스파 사업을 처음 시작할때부터 목표는 단 하나였습니다.

'언젠가는 강남에서 100평이 넘는 스파를 운영해보자'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울의 마포구, 강서구에서 경험을 쌓았고, 어느정도 성장하면서 기존의 샵들을 정리후 제가 그렇게 원하던 강남으로 진출했습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은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8년동안 서울 강남에서 100평규모의 샵을 동시에 두 곳을 운영하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강남이 나쁘다'가 아니라 '내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가'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해 보려고합니다. 


강남은 왜 모두가 원하는 최고의 상권일까?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상권이라고 생각하면 서울 강남을 가장 먼저 떠올릴것입니다.

그만큼 강남은 오피스의 중심이며, 쇼핑의 천국이며, 각종 음식 유흥문화의 중심이기 때문에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일수 밖에 없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들도 선호하는 지역이며 지방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지역이라 소비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을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횟집은 동해안도 남해안도 아닌 강남에 있다" 

 왜 이런 농담이 나왔을까요?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지역이기 때문에 전국의 어느 맛집들보다 많은 음식점들이 존재하며 경쟁하기 때문에 고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강남이라는 주소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화 되어있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강남에 한번 가볼까?" "강남에 있으면 어느 정도 수준은 되겠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강남은 생각보다 냉정했습니다. 

처음 강남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강남에만 입점하면 절반은 성공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운영을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강남이라는 지역은 기대한것보다 훨씬 냉정한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강남은 돈을 벌기 좋은 곳이 아니라 돈이 많이 나가는 곳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많은 유동인구와 높아보이는 매출을 보며 역시 강남이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업주의 입장에서는 고정비를 먼저 봐야합니다.

높을수밖에 없는 임대료와 월세의 20%를 육박하는 관리비와 각종 수수료는 말할것도 없고, 경쟁적으로 올라가는 인건비와 광고비도 고정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런 비용들은 매출이 높거나 낮거나 동일하게 지출되기때문에 손님이 많다고 안심할 수 없으며, 하루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강남에서 하루 30만원 매출을 하는것과, 서울외곽이나 지방에서 20만원의 매출을 하는것.

과연 어느쪽이 더 많이 남을까요? 


강남은 경쟁도 가장 치열한 곳입니다.

강남의 상권은 매우 넓고 거대한 충분히 좋은 상권입니다.

좋은 상권에는 손님만 모이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샵도 모이고, 오래 버틴 업체도 모이고, 실력 있는 사람들도 모입니다.

결국 강남에서 사업한다는 것은 좋은 손님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치열한 경쟁 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강남이라는 위치가 나를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습니다.

강남은 기회를 주는 곳이지, 성공을 보장해주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준비가 부족한 상태라면 다른곳 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고정비 부담이 바로 느껴지고, 몇 달만 흐름이 나빠져도 버티는 힘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8년이상 강남에서 사업을 하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강남에서 시작한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강남이기에 지금의 우리 업장이 있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기준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매출보다 오래 살아남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지를 떠나 모든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버티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하루 매출, 월매출, 연매출 같은 숫자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운영을 해보니 사업은 매출이 높은 달보다 매출이 떨어지는 시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극소수의 성공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은 성장과 정체, 그리고 감소를 반복합니다. 경기가 좋을 때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경기 침체나 주변 상권의 변화, 계절적인 비수기처럼 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도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고정비가 비교적 낮은 지역에서 사업을 한다면 기대할 수 있는 최대 매출은 강남보다 낮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때 버틸 수 있는 시간은 훨씬 길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사업은 얼마나 많이 버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반대로 강남은 매출이 잘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의 부담도 훨씬 큽니다. 월세와 관리비,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손님이 없어도 그대로 나가기 때문입니다. 

8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이 바로 이것입니다.

예전에는 '얼마나 많이 벌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했다면, 지금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인가'를 먼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다시 창업을 한다면 

가끔 지인들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다시 창업해도 강남에서 하실 건가요?" 

사실 이 질문에는 아직도 쉽게 대답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마 8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저는 또 강남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의 제 목표는 '강남에서 성공하는 것'이었고, 실제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경험을 쌓은 뒤 강남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선택을 후회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강남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샵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 지금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입장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어디가 가장 좋은 상권인가'를 먼저 생각했으나 지금은 '내가 몇 년을 버틸 수 있는 구조인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강남은 분명 좋은 상권입니다. 

하지만 좋은 상권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좋은 선택은 아닐수 있는게 자본도 다르고, 업종도 다르고, 운영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오히려 이런 생각도 자주 합니다. 

만약 같은 열정이라면 강남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보다, 다른 지역에서 확실한 1등이 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것도 제 생각일 뿐입니다. 

다만 8년 동안 사업을 하며 한 가지는 분명히 배웠습니다. 

사업은 어디에서 시작했는가보다 어떻게 얼마나 오래 버티고 살아남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 저에게
"강남에서 창업하면 성공할까요?" 라고 묻는다면, 예전처럼 무조건 "강남이 좋습니다."라고 대답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대신 저는 이렇게 물어볼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3년, 5년은 버틸 준비가 되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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