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같은 원장, 부원장과 함께 일한다는 것

 


처음에는 그냥 직원이었습니다. 

 요즘은 직원들이 1년 이상만 근무해도 오래 다녔다고들 합니다.

그만큼 예전처럼 한 장소에서 오래 일하는 분위기도 많이 줄었고, 

이직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이유인 듯 합니다.  

특히 서비스업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직이 잦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 샵에는 샵 오픈부터 현재까지 함께한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샵을 대표하는 원장과 부원장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20대 30대에 만나서 나이를 8살 더 먹어 지금은 40대 30대 후반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그 긴 시간 동안 왜 함께 할 수 있었을까요?

 

 

처음부터 함께 샵을 만들었습니다. 

 샵을 처음 오픈하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 업종의 특성상 구청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국가공인피부관리 면허가 필요하며 위생교육을 받고 신청을 하면 

실사를 통해 영업허가증을 발급해줍니다. 

고객의 동선을 고려한 인테리어 공사는 매일 밤 늦게까지 고민을 해도 답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각종 비품과 장비 등 준비해야 할 일도 많았습니다.

저는 이런 모든 일은 혼자 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저건 어떻게 할까요?" 등등 의견을 구하고 최대한 서로 의견을 조율해서 일을 

진행했습니다.

 

두 사람에게 특별히 잘해준 것은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가끔 어떻게 그렇게 함께 오래 일을 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사실 저도 이 질문을 받으면 조금 당황합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질문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특별한 비결을 알려줄 수 가 없었습니다.

사실 급여를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많이 준 것도 아닙니다. 

물론 직책이 있다보니 일반 직원들 보다 더 준 것은 맞지만 업계 평균보다 특출나게 많이 책정하지도 않았습니다.

특별한 복지나 대우를 해준 것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항상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의견이 부딪히고 서로 크고 작은 갈등도 있었고  답답했던 순간도 분명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는 뭔가를 해준 것보다 하지 않은것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일이 모든 것을 간섭하지 않았고, 사소한 실수 하나하나 붙잡고 이야기하지 않았으며 운영에 대해서 제 생각과 다르더라도 실패하더라도 일단 해보자는 생각으로  의견을 존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조건 믿었습니다. 

해외에 있는 동안에도 샵을 맡길 수 있었고, 운영과 직원 관리를 포함한 모든 업무는 원장, 부원장의 영역으로 신뢰하고 인정해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믿음이 관계를 오래 이어준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직원이 아니라 전우가 되었습니다. 

샵을 운영하면서 첫 1년은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손님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하루하루 원장, 부원장, 직원들까지 샵에서 대기만 하다가 퇴근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2018년 말에 오픈해서 2019년도 중반부터 샵이 알려지면서 손님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위기가 왔습니다. 

영업제한이 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이후로 갑작스러운 직원들의 퇴사로 인해 영업이 어려웠을 때도 있었고, 손님들의 말도 안 되는 각종 컴플레인과 새로운 직원들과 기존 직원들의 불화 등 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제가 생각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이건 나 혼자였으면 못 버텼을 것 같다" 라는 생각입니다.

감히 추측하자면 원장, 부원장 두 사람 모두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셋이서 몇 시간이고 떠들고 화내고 달래가며 버텨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이 아닌 전우같은 느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람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앞으로 10년을 더 함께할지, 당장 내일이라도 그만두고 퇴사할지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함께 8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동안 샵도 변했고, 손님도 변했고, 업계도 많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장과 직원들로 시작했지만

지금까지는 어려운 시절과 즐거운 시절을 함께 걸어온 전우라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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