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 도심 관광 상권

코타키나발루 도심은 지도만 보면 상당히 작습니다. 가야스트리트에서 센터포인트까지도 멀지 않고, 관광객이라면 상당 부분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각 상권의 성격은 몇 블록만 내려가도 꽤 달라집니다.

가야스트리트는 호텔과 관광객 수요가 강하고, 제셀톤 포인트는 섬으로 이동하는 관광객이 모이는 관문입니다. 바로 옆 JQ는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단기숙박 수요가 상권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반대로 센터포인트까지 내려가면 관광객보다 현지 소비층의 비중이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코타키나발루 도심 전경

가야스트리트, 코타에서 가장 관광지다운 상권

코타키나발루 도심에서 관광객 상권의 성격이 가장 뚜렷한 곳을 하나 고른다면 가야스트리트가 먼저 떠오릅니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카페, 음식점,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업종이 밀집해 있고 무엇보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드물게 사람이 걸어서 이동하는 상권입니다.

인도가 거의 없다시피하게 불편한 코타키나발루에서 어쩌면 유일하게 편하게 도보가 가능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Api-Api Night Food Market이 열리고 일요일 오전에는 Gaya Street Sunday Market이 열립니다. Sabah Tourism Board에 따르면 금·토 야시장은 오후 6시부터 차량을 통제해 거리를 보행 공간으로 사용하고, 일요일 시장은 공예품과 음식, 과일, 생활용품, 기념품 등으로 구성됩니다.

Api-Api Night Food Market과 Sunday Market은 처음에는 관광객이 대상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방문해 보면 생각보다 관광객들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가족 연인 친구 단위로 방문하는 현지인들이 많다 보니 매우 번잡하면서도 활기가 넘치는 Market 행사입니다.  

가야스트리트는 평일과 주말의 차이도 큽니다.

평일에는 카페와 식당, 호텔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반적인 관광거리라면 주말에는 거리 자체가 하나의 시장으로 바뀝니다. 특히 관광객 입장에서는 Sabah 음식을 먹고 기념품까지 구입할 수 있어 별도의 목적지를 찾아 이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Gaya Street Sunday Market

사업하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지역이 코타의 일반적인 자동차 중심 상권과 조금 다르다는 겁니다.

코타키나발루의 많은 상권은 결국 주차와 차량 접근성이 중요한데 가야스트리트는 호텔에서 걸어 나오는 관광객과 거리 자체를 돌아다니는 보행 수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주말 시장이 열리는 시간에는 도로가 통제되기 때문에 차량 접근과 주차는 더 까다로워집니다.

즉 이 지역은 일반적인 로컬 주거 상권보다 관광객의 숙박 위치와 도보 동선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리아 사바, 관광객과 현지인이 겹치는 지점

가야스트리트 북쪽에는 수리아 사바가 있습니다.

위치가 중요합니다. Jalan Tun Fuad Stephens에 있고 가야스트리트, 제셀톤 포인트와 가까워 관광객의 도보 동선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옵니다. 쇼핑몰 공식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이며 24시간 차량 출입이 가능한 주차시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관광객 전용 쇼핑몰은 아닙니다.

현지인도 쇼핑과 식사 목적으로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가야스트리트와는 고객 구성이 조금 다릅니다. 평소의 가야스트리트가 관광객의 거리라면 수리아 사바는 관광객과 현지 소비자가 만나는 몰에 가깝습니다.

이 지역에서 사업을 생각한다면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관광객만 대상으로 하는 메뉴나 상품도 가능하지만, 몰 자체에는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현지 소비층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관광객 수요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Suria sabah

제셀톤 포인트는 섬투어의 출발지

수리아 사바 바로 옆 제셀톤 포인트는 쇼핑 상권이라기보다 주변 상권에 관광객을 공급하는 시설에 가깝습니다.

Sabah Tourism Board에 따르면 이곳은 Tunku Abdul Rahman Park와 Gaya Island의 여러 리조트로 이동하는 주요 보트 터미널이며 Labuan행 여객선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선착장 자체에도 식음료 매장과 소매점이 있습니다.

아침에는 섬으로 나가는 관광객이 모이고 오후에는 다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제셀톤 포인트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비는 일반적인 주거지역 상권과 패턴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식사나 카페뿐 아니라 편의점, 여행 관련 서비스처럼 출발 전후에 빠르게 소비하는 업종과 궁합이 맞는 위치입니다.

가야스트리트와도 걸어서 연결됩니다.

결국 가야스트리트에서 식사나 쇼핑을 하고 제셀톤 포인트에서 섬으로 이동하거나, 섬에서 돌아온 관광객이 수리아 사바나 가야스트리트로 다시 흘러가는 동선이 만들어집니다.

예전 제셀톤 포인트 입구

JQ는 에어비앤비가 만든 새로운 관광 상권

제셀톤 포인트 바로 옆에는 Jesselton Quay, 보통 JQ라고 부르는 대형 복합개발지역이 있습니다.

JQ 개발사는 이곳을 과거 항만부지를 재개발한 워터프런트 복합지구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CityPads 형태의 숙박·주거 공간과 상업시설 등이 함께 계획됐고, 제셀톤 포인트와 Gaya Street, SICC 등이 가까운 것이 가장 큰 입지 장점입니다.

Airbnb에는 JQ CityPads 숙소가 다수 올라와 있고, 실제 숙소들은 제셀톤 포인트까지 도보 2분, 가야스트리트까지 도보 약 10분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을 다니면서 체감하기에는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특히 많습니다. 이 역시 공개된 국적별 JQ 투숙객 통계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경험으로만 적습니다.

JQ의 상권 구조도 일반적인 쇼핑몰과 다릅니다.

위층에는 단기체류객이 머물고 아래층에는 식당, 카페, 편의점과 각종 서비스업이 들어가는 구조라서 숙박객이 곧바로 아래 상권의 잠재고객이 됩니다.

이 때문에 저는 JQ를 전통적인 의미의 쇼핑 상권보다는 에어비앤비와 관광 숙박이 먼저 수요를 만들고 상업시설이 그 수요를 따라 붙은 신흥 상권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Jesselton Quay, 2025


위즈마 메르데카와 세가마, 지금도 남아 있는 구도심 상권

수리아 사바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위즈마 메르데카는 코타키나발루의 오래된 쇼핑몰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 Sabah 소매업 변화를 분석한 현지 기사에서는 현재도 환전소, 원단가게, 재봉 관련 업종, 전문 소매점 등을 중심으로 충성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례로 국제학교의 교복도 이 상가에서 맞춥니다.

자유 여행객들이나 교민들은 환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상가이기도 합니다. 1층에 위치한 많은 환전소는 한국인뿐 아니라 각국의 관광객들이 항상 북적입니다.

새로운 대형몰과 비교하면 시설이나 입점 브랜드의 방향이 확실히 다릅니다.

관광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쇼핑몰 전체가 관광 경험을 제공하는 형태라기보다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전통적인 상업시설에 가깝습니다.

Wisma Merdeka

조금 더 내려가면 Segama와 Sinsuran 같은 오래된 상가 지역이 이어집니다.

이 지역은 코타키나발루 도심이 지금처럼 대형 쇼핑몰 중심으로 바뀌기 전부터 존재했던 상업지역입니다. 과거 코타키나발루 도시 개발을 다룬 기록에서도 1970년대와 1980년대 Segama와 Sinsuran의 숍하우스가 당시 현대적인 상업공간을 대표했다고 설명합니다.

지금도 DBKK가 Segama와 Sinsuran을 별도의 도심 상업지역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2025년 말에는 두 지역과 Kampung Air 일대의 상업지역 배수로를 별도로 정비하기도 했습니다.

새 건물이 많은 JQ와 비교하면 도시가 어떻게 확장돼 왔는지가 꽤 선명하게 느껴지는 구간입니다.

낡은 건물들이 처음에는 낯설고 이질적이지만, 그 나름대로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공간입니다. 


센터포인트까지 내려오면 로컬 상권의 색이 강해집니다

센터포인트 사바는 가야스트리트와 같은 도심 안에 있지만 이용객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릅니다.

제가 갈 때마다 가장 먼저 느끼는 건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훨씬 많다는 점입니다.

최근 현지 소매시장 분석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언급됐습니다. Centre Point는 과거 코타키나발루 쇼핑의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프리미엄 브랜드 상당수가 다른 신규 몰로 이동했고, 대신 중저가 패션, 휴대전화 관련 매장, 로컬 비즈니스가 강한 쇼핑몰로 역할이 바뀌었다고 평가됩니다.

이 변화 때문에 Centre Point는 오히려 상권 연구에서는 재미있는 곳입니다.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지 확인하기가 더 쉽습니다.

휴대전화와 액세서리, 패션, 음식, 각종 생활 서비스처럼 반복 수요가 필요한 업종이 많고, 관광객이 사라져도 어느 정도 지역 수요가 남는 구조입니다.

Centre point 내부

물론 도심에 있기 때문에 관광객도 많이 이용합니다.

하지만 가야스트리트와 JQ가 관광객의 이동과 숙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Centre Point는 지역 소비자의 일상적인 구매가 중심인 상권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몇 블록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고객층이 달라지는 곳입니다.


Signal Hill 쪽에는 규모는 작지만 별도의 생활 상권이 있습니다

도심 북동쪽 Signal Hill 방향으로 올라가면 관광객 중심의 거리와는 또 다른 작은 상권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The Peak Suites에 있는 City Gourmet가 위치한 상권입니다.

작은 상가건물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교민들과 현지인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City Gourmet는 슈퍼마켓입니다. 아주 작은 소형 마트는 아니고 중형 정도라고 표현이 맞을만한 마트입니다. 돼지고기부터 술까지 판매하고 있으며, 다른 어느 마트보다 정돈이 잘 되어 있어서 장기체류하는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물론 한국인들도 서로 자주 마주칩니다. 

때문에 같은 건물에 위치한 카페나 음식점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위치는 아니지만, 간혹 차를 마시다보면 관광객들도 꽤 마주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만큼 분위기는 작지만 어느 상권보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규모만 비교하면 가야스트리트나 센터포인트와 같은 ‘상권’이라고 부르기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콘도와 주거시설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장보기와 식사를 해결하는 생활거점 역할을 합니다.

제가 이쪽을 따로 언급하고 싶은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꼭 대형 쇼핑몰이나 유명 관광지만 상권을 만드는 건 아닙니다. 콘도와 주거단지가 모이면 규모는 작더라도 그 거주 수요를 기반으로 슈퍼마켓과 식당, 카페 등이 모이는 작은 생활 상권이 생깁니다.

Signal Hill 주변



사진 출처

사진은 블로그 표시 크기만 조정했으며 내용 편집은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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