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샵을 처음 창업하려는 분들이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영업시간입니다.
보통 카페는 저녁이면 문을 닫고, 식당도 밤 10시면 마감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마사지샵의 마감시간은 밤 11시는 기본이고, 새벽까지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저희도 오픈 초기에는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늦으면 새벽 5시에 문을 닫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새벽까지 영업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밤이 되면 손님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저도 의아했습니다.
'도대체 밤늦게 누가 마사지를 받으러 올까?'
막상 운영을 해보니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저녁시간대에 주로 손님으로 오고 직장인을 제외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은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많이 찾아옵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현장 일이 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식당이나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영업을 마치고 나면 새벽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방송국 PD나 작곡가처럼 일반적인 근무시간과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늦은 시간에 예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변에서도 많은 분들이 연예인도 많이 오냐고 물어보는데, 실제로 연예인들은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특히 유명한 연예인일수록 새벽에 많이 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조금이라도 덜 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연예인이 매일 오거나 특별한 일이 있는건 절대 아닙니다.
그냥 한명의 손님일 뿐이고 저희샵의 경우는 일부러 아는 척도 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엄하게 교육을 합니다.
대표는 왜 집에 가지 못할까요?
예약 및 카운터 실장도 있었고, 관리사들도 늦은 시간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항상 매장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오픈 초기 1년 정도는 거의 운영시간 내내 가게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전 10시부터 모든 직원이 퇴근하는 새벽 5시넘어서도 저는 혼자 매장을 지켰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저만 할수 있는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손님이 없어도.
예약이 없어도.
그냥 대표는 매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꼭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제 책임이라고 믿었고 만에하나 사고가 나는 경우가 생겨도 제가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1평짜리 대표실 하나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 스파에는 카운터 뒤에 아주 작은 방이 하나 있습니다.
샵을 만들때마다 잊지 않고 항상 만드는 공간입니다.
1평 남짓한 공간이라 누군가는 창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었습니다.
직원과 면담을 하는 곳이며, 잠깐 눈을 붙이는 공간이기도 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혼자 조용히 음악들으며 커피를 마시며 재충전 하는 공간입니다.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대표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 하나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숨막힐 정도로 작고 답답한 공간이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마음놓고 숨 쉴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영업시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새벽까지 예약이 들어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주간시간보다 밤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손님이 훨씬 많았습니다.
낮시간에 매출이 안나오던날도 새벽까지 영업을 낮에 손실을 본 매출을 채워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를 겪으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희를 포함한 많은 업종들이 정부지침으로 야간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늦은 시간에 활동하는 사람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규제가 풀리면서 스파 업종도 정상영업이 가능했지만,
손님들도 빠른 귀가가 당연한 것처럼 문화가 바꼈습니다.
또한 관리사들도 예전처럼 새벽 근무를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적게 벌더라도 주간에 일하기를 원하는 관리사들이 아주 많이 늘어났습니다.
인건비도 계속 상승했습니다.
결국 저희도 2025년부터 마지막 예약을 밤 11시로 변경했습니다.
영업시간을 줄였다고 해서 매출이 크게 줄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운영은 조금 더 안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래 버티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예전에는 늦게까지 영업하는 것이 성실한 운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찍 문닫는다고 월임대료가 낮아지는 것도 아니었기에, 어떻게든 최대한 영업을 길게 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받으려면 어느 시간에 손님이 방문하더라도 우리 매장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잠도 부족했고, 쉬는 날도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하루 매출을 조금 더 올리는 것보다,
대표도 쉬고,
관리사도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영업시간을 줄이니까 확실히 늦은 시간에 일하던 직원들이 얼굴빛이 달라졌습니다.
항상 힘들어하던 야간조 관리사들이 주간에 일을 하니까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넘게 스파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이겁니다.
마사지샵은 늦게까지 오래 영업해서 성공하는 사업이 아니라, 오래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쓰기